내일 뭐라 말을 하고 오면 좋을지 몰라 걱정이 되어서 미리 좀 써봤습니다.. 아카이브 차원에서 남겨둡니다.

다른분들도 혹시 쓰신 내용이 있으면 여기 남겨두면 어떨까 제안드려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구로공동체라디오 구로FM, 그리고 구로마을TV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최종호라고 합니다. 이렇게 트럭에 올라타서 주민 여러분을 향해 뭔가 외쳐본적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이 되네요.

이곳 구로디지털단지에 얽힌 한가지 기억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몇년전 구로와 가산디지털단지역 일대에 작은 사전형태의 서적들이 전시되어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구나 가져가셔도 좋다는 말과 함께요. 그 책의 이름이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공돌이,공순이,벌집 등 구로공단의 역사를 담은 단어들을 하나하나씩 설명해놓은 내용이었습니다. 앞서 나열한 말들은 대부분 구로지역 내에서나 밖에서나 많은 사람들의 멸시와 차별을 받는 말들이었죠. 그리고 그 한편으로는 그 차별들에 맞서 싸웠던 노동자들의 피와 땀들을 소환하는 말들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단어들을 세심하게 정리해놓은 그 책이 참 반가워서 저도 한권 챙겨왔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이 참 좋아서 인터넷에도 검색을 해보던중 이 책에 대해 설명한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이 참 아프게 읽혔습니다. 왜 굳이 이런 책을 내서 구로의 낙후된 이미지를 부각시키냐는 이야기였습니다. 낙후된 이미지라는게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 당시 구로공단 노동자들을 비롯한 구로지역 주민들의 삶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이 힘들었던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일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잊거나 숨겨야할 이야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때의 그 노동자들은 공돌이 공순이라 구분되어 불리며 벌집이란 비좁은 집에 살아가야 했을까요? 왜 지금도 이곳의 우리들과 저 멀리 강남에 사는 이들의 삶이 달라야 할까요? 차별의 기억이 부끄럽게 남거나 숨겨야할 무언가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저희가 외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온전히 기억하고 현재의 자신을 사랑하는데 소중한 울타리이자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